동호회 활동 중 발생한 사고의 산업재해 해당여부에

관한 판례의 태도 분석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의 규정 및 대법원 판례의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는 근로자가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행사(이하 행사라고 함)에 참가 중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때에는 근로자의 참여가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사업주가 행사당일 통상의 출근으로 처리하는 경우 사업주가 근로자를 행사에 참여하도록 지시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사전보고를 통한 승인을 얻은 경우(반드시 문서에 의한 결재가 아닌 구두보고, 유선보고도 해당한다고 본다) 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통상적관례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기만 하면, 행사와 사고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 3항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

 

    대법원도 위와 같은 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2. 10. 9 선구 9211107,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449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과 판례의 태도를 고려할 때, (1) 사내동호회 활동을 공식적인 업무수행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공식적인 업무수행은 아니지만) 사내동호회 활동이 회사의 지배·관리 범위 내의 활동인지 여부가 사내동호회 활동 중 사고의 산업재해 해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기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2. 구체적인 판례 사안\

 

() 산업재해임을 인정한 사례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7271 판결

 

판결 요지 :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동호인 모임인 낚시회 행사는 비록 참가인은 많지 않았지만 회사의 업무수행의 연장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회사의 관리를 받는 상태 하에 있었으므로 그 행사에 참가하여 귀가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회사는 사내에 낚시회 볼링회 산악회와 같은 동호인 모임을 조직하여 적극 지원한 사실, 낚시행사가 있을 때에는 회사 내에 행사의 공고를 하여 회원뿐 아니라 전 사원이 참여할 수 있게 한 사실, 위 낚시회는 매년 2회 정기행사를 가져왔고 이 사건 행사도 이러한 정기행사의 하나로 미리 회사 측에 일시 장소를 보고하고 그 허락을 받았으며 소요경비도 전액 적립된 지원금으로 충당한 사실, 참가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회사로부터 차량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참가희망자가 4명뿐이어서 차량지원을 요청하지 아니하고 회장인 위 망인이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참가자들을 인솔한 사실, 위 망인은 회사가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자신이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행사에 불참하기 어려웠던 사실, 행사의 출발일은 금요일로서 18:00까지가 근무시간인데도 회사측의 승인하에 16:30에 출발하였고 그 다음날은 토요일이지만 회사에서는 휴무일이었던 사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24548 판결

 

판결 요지 :

 

근로자가 토요일 오후에 회사 근처 체육공원에서 동료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하다가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에 부상을 입은 사안에서, 족구경기가 노무관리상 필요에 의하여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주최하거나 관행적으로 개최된 행사로서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직원 대부분이 토요일의 정규 근무시간이 끝난 13:00 이후에도 연장근무를 해 왔던 사실, 회사의 대표이사매주 토요일 점심식사 후 주로 남자 직원들을 데리고 족구경기를 한 사실, 체육활동이 끝나면 그 직원들은 대표이사와 함께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연장근무를 하였던 사실, 평소 직원들에게 팀웍과 인화단결을 강조해 온 대표이사가 위 족구경기에 참가할 것을 독려하였기 때문에 직원들로서는 사실상 이를 거부하기 어려워 대부분 참여한 사실, 필요한 비용은 대표이사가 부담하였던 사실, 족구경기도 대표이사가 직접 주도해 오던 정기적인 체육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사실.

 

서울행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7구단8166 판결

 

판결 요지 :

 

갑 주식회사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을이 사내 축구동호회가 참가한 축구경기 도중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여 좌측 요골 원위부 분쇄골절 상해를 입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이 불승인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축구경기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노무관리상 필요에 의해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주최하거나 관행적으로 개최된 행사로서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회사의 직원은 총 38명으로 그중 남성 직원이 32명인데, 23명의 남성 직원이 모두 축구동호회 회원인 사실, 회사의 축구동호회는 회사의 팀웍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대표이사의 제안으로 설립된 사내 유일한 동호회인 사실, 동호회의 축구경기는 매주 화요일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경기 종료 후 참석한 직원들이 사우나 및 식사를 한 후 함께 회사에 출근하는 사실, 회사의 대표이사는 축구동호회에 가입하여 매주 개최되는 경기에 참석하고, 회장의 직책을 맡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 대표이사는 신입사원에게 축구동호회 가입을 권유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축구경기에 참석할 것을 독려하기도 하는 사실, 회사2014년경 이전까지 축구동호회 활동에 필요한 제반 경비를 지원하였는데, 2014년경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동호회 회원들이 매월 회비를 걷어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게 된 사실, 이 사건 축구경기는 거래처를 상대로 이루어진 사실.

 

서울행정법원 2001. 3. 14. 선고 200034484 판결

 

판결 요지 :

 

원고는 회사 시작팀 금형직 내 생산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금형직 야유회의 체육행사에 축구선수로 참가하여 축구시합을 하다가 상대편 선수와 부딪혀 좌측 슬관절 내측 측부 인대파열 등의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위 야유회 및 체육행사는 위 시작팀장 또는 금형직장이 위 회사의 위임을 받아 그 책임 하에 노무관리의 필요에서 실시한 것으로서 위 회사의 지배, 관리 범위내의 행사라고 보아 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행사 참여 중에 발생한 원고의 위 상해는 업무상 재해라고 본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야유회가 회사가 아닌 시작팀의 금형직 주관하에 실시된 사실, 행사가 금요일 일과 후 부터 휴무일인 토요일에 개최되어 그 참가시간에 대하여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아니한 사실, 행사 참가가 공식적으로 강제된 것은 아닌 사실, 야유회는 단체협약에 규정된 바에 따라 노사화합을 위하여 개사이래 매년 공식적으로 팀단위 및 직단위로 실시되어 온 사실,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위 야유회에 참석한 사실, 회사가 그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매년 지급하다가 일정기간 중지된 후 위 야유회 이후에 2000년도 야유회 경비명목의 돈을 소속인원을 기준으로 책정하여 소속 근로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위 야유회 경비에 충당되게 한 사실.

 

 

서울행정법원 2007구단552 판결

 

A 씨가 소속된 산악회 회원이 169명에 이르며 회사 전 사원이 참여할 수 있는 점, 매월 정기 산행 때마다 회사 내에 일시와 장소 등을 보고한 후 허락을 받았고, 소요 경비도 회사의 지원금에서 충당하여 온 점, 망인이 사고 당시 야간근무로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등반대장을 맡고 있었기에 산행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산행은 회사의 업무수행의 연장행위로서 전반적 과정이 사용자인 회사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고 판시한 사례도 있습니다.

 

() 산업재해임을 부정한 사례

 

대법원 1992. 10. 9 선고 9211107 판결

 

판결 요지 :

 

야유회가 회사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야유회에 참가하였다가 입은 재해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망인이 참가한 야유회는 회사의 직원들 중 기숙사에서 숙식하는 사람들만이 자기들의 친목을 도모하고자 스스로 비용을 갹출하여 마련한 행사인 사실, 참가자격도 원칙적으로 기숙사 숙식직원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사실, 참가가 강제된 바 없고 망인도 자의로 이에 참가한 사실, 회사가 그 경비를 제공한다든가 인솔자를 보내어 참가자들을 통제한 바 없는 사실

 

창원지방법원 2016. 7. 12. 선고 2016구단10153 판결

 

판결 요지  

 

쌍용자동차 주식회사 창원공장소속 근로자로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시장배 전국 오픈 탁구대회에 참가하여 탁구 경기를 하던 중 미끄러지면서 허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이 사건 대회 참가와 관련하여 창원공장으로부터 대회참가비를 지원받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대회가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한 경우로서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위 대회는 국민생활체육 창원시 체육회가 주최하고 국민생활체육 창원시탁구연합회가 주관하여 탁구동호인의 저변 확대 등을 목적으로 개최된 대회인 사실, 원고는 창원공장 탁구동호회의 다른 일부 회원들과 함께 휴무일에 임의로 이 사건 대회에 참가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대회에 참가한 시간이 특별히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실, 대회 참가와 관련한 창원공장의 승인은 원고 등이 휴무일에 이 사건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의 허용 여부를 검토하여 승인한 것이 아니대회참가비 지원을 승인한 취지로 보이는 사실.

 

 

수원지방법원 2013. 2. 1. 선고 2012구단2454 판결

 

판결 요지 :

 

원고가 회사 동호회(C축구동호회) 경기의 심판을 보던 중 앞으로 오는 공을 차려고 우측 발을 땅에 내딛다가 '우측족관절 아킬레스 파열'을 입고 아킬레스건 봉합수술을 받은 사건에서, 이 사건 행사는 직원들 간의 단순 친목도모를 위한 동호회 활동으로 보일 뿐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인정된 사실관계 :

 

회사 사업주는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하는 위 축구동호회 활동을 허용하고, 매달 일정 비용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나 위 동호회의 조직 및 운영, 활동에 관여하고 있지 않은 사실, 위 동호회는 회사 직원 외에 위 호텔에 관여하는 협력사 직원도 가입할 수 있는 사실, 행사는 위 동호회의 통상적인 정기모임과 같은 절차와 관례에 따라 개최된 것으로 산학실습생에 대한 격려나 산학실습생과 직원들과의 친목도모를 위하여 개최된 것은 아닌 사실, 관리소장이나 위 동호회 회장이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위 행사에 참가 할 것을 독려하기는 하였으나 참가를 강요하거나 지시를 한 사실은 없는 사실, 위 행사의 참가대상은 위 동호회 회원 외에도 직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나 사실상 비번인 사람만 참여할 수 있고, 행사참가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닌 사실, 위 행사를 위하여 사업주가 별도의 승인, 비용지원 등의 관여를 한 사실이 없는 사실

 

대구지방법원 2013구단10910 판결

 

회사가 축구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 의미로 행사에 필요한 경비를 지불한 사실은 인정되나, 소속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회사가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던 , 축구동호회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하여 회사가 제재조치 등을 취하는 등 가입참가를 강제하지 않은 , 체육행사는 근무시간이 끝난 이후에 이루어졌고, 체육행사에 참가하더라도 연장근로로 인정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해당 동호회 경기는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사례도 있습니다.

 

 

3. 결론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를 종합하여 보면, 위 동호회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기본적으로, 모임 자체를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고, 강제성이 없을 경우 산업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만, 위와 같이 회사가 근로자들이 사내 동호회 활동을 자율적으로 조직, 운영하도록 하는 방침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인적(지휘통솔자의 임명), 물적(장소, 경비, 차량 등 지원) 측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지배, 관리와 지원이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면 해당 행사 중의 사고가 산업재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 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특히, 사업주가 동호회 활동을 승인했다는 점이나 동호회 활동비가 형식적을 지급이 되었다는 점 보다는 동호회 활동시간이 유급으로 처리 되는지 여부, 사업주가 직접 지시하거나 사업주(또는 인사권자)가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는지 여부, 참가의 강제성이 있었는지 여부 그 휴일 내지 일과시간 종료 후의 동호회 활동을 하게 된 경위와 함께 산업재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따라서, 인사노무관리와 관련해서, 사내 동호회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활동의 조직·운영에 관한 사항을 근로자들이 최대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회사가 활동 여부를 개별적으로 승인하는 절차 등은 거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인적 차원에서 사내 동호회 활동을 지휘·통솔 하는 인원을 회사에서 별도로 지정하여 전반적인 활동을 관리·감독하거나 장소, 경비, 차량 등 물적 지원이 과하여 근로자들의 자율적인 활동이 아닌 회사 주도의 공식적인 활동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직장 내 산업재해(재 사고)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정성락 변호사에게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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